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14년 — 줄어든 곳은 전통시장이 아니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14년 — 줄어든 곳은 전통시장이 아니었습니다

1.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은 2024년 4월 기준 전국 76개 기초지자체에서 시행됐거나 예정돼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출점한 지자체의 44%입니다.

2. 한국개발연구원이 10년치 카드 결제 자료로 확인한 결과, 평일로 바꾼 지역에서 대형마트 매출은 늘었지만 전통시장 매출이 줄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온라인 결제액과 편의점 매출이 줄었습니다.

3. 규제 14년 사이 대형마트 3사 점포 수는 383개에서 372개로 거의 그대로인데,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6월 7.5%까지 내려갔습니다. 같은 기간 온라인은 60.4%입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상품의 투자·구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지금 어디까지 왔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은 이제 예외가 아니라 흐름입니다. 국무조정실이 2024년 4월 후속조치 점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동대문구를 포함해 전국 76개 기초지자체가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옮겼거나 옮길 예정입니다. 대형마트가 실제로 들어와 있는 지자체를 모수로 하면 44%에 해당합니다.

서울시도 2024년에 25개 자치구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삭제했습니다. 지역 협의를 거치면 평일로 바꿀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다만 위 76곳이라는 숫자는 2024년 4월 기준이고, 그 이후를 같은 기준으로 집계한 정부 발표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시점 값으로만 씁니다.

회의실 탁자에 자료를 펼쳐 놓고 네 사람이 논의하는 모습

2012년에 만든 규제는 무엇을 막으려 했나

제도의 뿌리는 2012년 3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입니다. 이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조례를 통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도입 당시 조례는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 제한, 매월 둘째·넷째 주 일요일 의무휴업이었고, 현행 기준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 월 2회 의무휴업입니다.

목적은 명확했습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입니다. 마트가 쉬는 날에 그 수요가 시장과 동네 가게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 그 전제를 검증할 자료가 쌓였습니다.

해질 무렵 도심 상권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전경

평일로 바꾼 지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

한국개발연구원은 2026년 5월 21일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이진국 재정투자평가실장)을 냈습니다. 분석에 쓴 자료는 2015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월별 신한카드 가맹점 단위 결제금액으로, 평일 전환을 한 지역과 하지 않은 지역을 비교한 것입니다.

대형마트 매출은 예상대로 늘었습니다. 대구 4.7%, 서울 서초·동대문 2.8%, 부산 6.2~7.9% 증가였습니다. 그런데 함께 늘어난 곳이 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준대규모점포가 대구에서 약 3.4%, 서울에서 약 0.9%, 부산 동래구에서 약 4.1% 늘었습니다. 부산 일부 지역(사하·강서·동·수영)에서는 약 1.3% 줄어 방향이 갈렸습니다.

비어 있는 점포 안에서 창밖 거리를 바라보는 상인

전통시장 매출은 왜 움직이지 않았나

규제의 목적이었던 전통시장에서는 일관된 매출 감소가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마트가 일요일에 문을 열어도 시장 매출이 눈에 띄게 빠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줄어든 쪽은 따로 있었습니다. 대구에서 온라인 결제액이 2.9% 감소했고, 연령대별로는 20대 3.7%, 30대 2.6%, 40대 3.5%였습니다. 서울 서초·동대문에서는 편의점 매출이 약 4% 줄었습니다. 마트가 문을 연 일요일에 사람들이 선택을 바꾼 대상은 전통시장이 아니라 온라인 장보기와 편의점이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 수치들은 지역별 분석 결과이고, 온라인 2.9%는 대구 기준입니다. 전국 평균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읽어야 합니다.

14년 사이 대형마트가 잃은 것은 점포가 아니라 몫입니다

규제가 유지된 14년 동안 대형마트 3사의 국내 점포 수는 2012년 383개에서 2024년 5월 372개로 열한 곳 줄었을 뿐입니다(이마트 131개·홈플러스 130개·롯데마트 111개). 숫자만 보면 거의 그대로입니다.

바뀐 것은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입니다. 산업통상부가 집계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 대형마트 비중은 2026년 상반기 8.5%, 6월 7.5%까지 내려갔습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비중은 상반기 59.6%, 6월 60.4%입니다. 이 비중은 전체 소매판매가 아니라 산업통상부가 조사하는 주요 유통업체를 모수로 한 값이니, 그대로 '유통시장 점유율'로 읽으면 안 됩니다.

항목 기준
평일 전환 기초지자체76곳 (출점 지자체의 44%)2024년 4월 국무조정실
대형마트 매출 변화 (대구)+4.7%한국개발연구원 2026
준대규모점포 (대구)+3.4%한국개발연구원 2026
온라인 결제액 (대구)−2.9%한국개발연구원 2026
편의점 (서울 서초·동대문)약 −4%한국개발연구원 2026
전통시장감소 확인되지 않음한국개발연구원 2026
대형마트 3사 점포 수383개 → 372개2012년 → 2024년 5월
주요 유통업체 중 대형마트 비중7.5%2026년 6월 산업통상부
주요 유통업체 중 온라인 비중60.4%2026년 6월 산업통상부
체스판 가운데 마주 선 두 개의 말

그런데 이마트는 지금 14년 만에 가장 큰 이익을 냅니다

시장의 몫이 줄어드는데 실적은 반대 방향입니다. 이마트의 2026년 1분기 연결 순매출은 7조 1,234억원, 영업이익은 1,783억원이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9% 늘어, 1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1,905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값입니다. 별도 기준으로도 총매출 4조 7,152억원(+1.9%), 영업이익 1,463억원(+9.7%)으로 2018년 이후 8년 만에 최대였습니다.

배경 하나는 경쟁자의 퇴장입니다. 홈플러스 점포가 126개에서 67개로 줄어든 뒤 인근 이마트 점포 매출이 10% 늘어 전체 기존점 성장률을 2%포인트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매출이 아니라 이익률로 버티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야간 사무실에서 자료를 펼쳐 놓고 검토하는 사람

규제를 풀면 골목이 사는가 — 보고서가 실제로 말한 것

한국개발연구원의 정책 제언은 지자체가 "변화된 유통환경을 반영하여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적극 검토"하고,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의 도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조심해서 읽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평일 전환이 골목상권을 살린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한 것은 일요일에 마트를 닫는 것이 전통시장 매출을 지켜 주지 않았다는 쪽입니다. 두 문장은 다릅니다. 규제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규제를 없애면 다른 효과가 생긴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14년 전에 규제를 만들 때 상대는 대형마트였습니다. 지금 대형마트에서 몫을 가져가는 상대는 화면 안에 있습니다. 규제가 겨눈 자리와 시장이 움직인 자리가 어긋나 있다는 것이, 이 자료가 남긴 가장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지금 며칠인가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월 2회이고, 요일은 조례로 지자체가 정합니다. 과거에는 둘째·넷째 주 일요일이 사실상 표준이었지만 지금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영업시간은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제한할 수 있습니다. 우리 동네 기준은 해당 지자체 조례나 마트 매장 공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평일로 바꾸면 전통시장이 손해를 보나요?

한국개발연구원이 2015~2024년 카드 결제 자료로 분석한 결과, 평일 전환 지역에서 전통시장의 일관된 매출 감소는 통계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는 분석 대상 지역과 기간에 한정된 결과이며, 개별 시장의 사정까지 설명하는 값은 아닙니다.

대형마트는 왜 매출 비중이 줄어드는데 이익은 늘었나요?

두 지표가 재는 대상이 다릅니다. 비중은 다른 업태(특히 온라인)가 더 빨리 커지면 내려가고, 영업이익은 매입 원가와 운영 효율이 좋아지면 매출이 줄어도 올라갑니다. 이마트의 2026년 1분기가 그 조합입니다. 매출은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9% 늘었습니다.

출처

영상으로 보기

대구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전후 업태별 결제금액 변화율 - 대형마트 4.7% 증가, 준대규모점포 3.4% 증가, 온라인 결제액 2.9% 감소, 전통시장은 일관된 매출 감소가 확인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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